소비자리포트 짝퉁판치는 해외구매대행
‘짝퉁’ 판치는 해외 구매대행 피해 실태 / 이명우 프로듀서, 이화영 작가
합리적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좀 더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해외직구 시장이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사이트에서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직접 배송 뿐 아니라 구매대행, 배송대행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직구가 행해지고 있는데,
시장이 2조 원대로 커지면서 소비자 불만도 작년보다 8배나 증가했다.
그 중 해외 구매대행을 이용한 소비자의 불만은 83%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배송 지연, 모조품 배송, 제품 불량, 교환·반품 수수료 과다 청구 등
피해를 당해도 소비자가 구제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팔고나면 나 몰라라 하는 해외 구매대행 서비스의 실체를 고발한다.
# 모조품을 받아도, 소비자가 그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7월 말, 정석호(가명) 씨는 국내에서 품절돼 구하기 힘든 A사의 운동화를
6만 원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를 발견했다.
현금 결제시 포인트 사용으로 더 싸게 살 수 있어 바로 입금했지만
14일이면 배송된다는 제품은 재고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볼 수 없었다.
한 달을 기다려서야 겨우 운동화를 받았지만 배송된 제품은 모조품!
십만 원이 넘는 돈을 내고 모조품을 받은 정 씨는 업체에 환불 요청을 했다.
그런데 업체 측에서는 가품증명서가 없기 때문에 환불이 안 된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제작진은 정 씨가 받은 운동화가 모조품이 확실할지, 정확한 판단을 위해 진품과 비교해 보았다.
박스부터 로고, 재질, 밑창까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발견 됐다.
신발 전문가는 모조품 운동화가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정씨는 가품증명서 발급을 위해 A사 운동화 본사에 문의를 했지만
매장에서 구입한 제품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똑같은 업체에서 모조품을 배송 받은 이진성(가명) 씨도
판매자가 진품임을 증명해야 한다며 업체에 해외 구매 영수증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 해외 구매대행 업체가 보낸 짝퉁 제품, 과연 제대로 수입된 것일까?!
지난 1월 김승재(가명) 씨는 해외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100만 원대 점퍼를 구매했다.
그런데 한 달을 기다려도 제품은 배송되지 않았다.
겨울에 입으려 주문했던 점퍼는 3개월이 지나 봄이 돼서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배송된 건 불량 모조품이었다.
점퍼 모자는 구멍이 난데다 재봉선은 삐뚤었고, 버클도 로고 자수도 모두 정품과는 달랐다.
제작진은 김 씨가 받았던 모조품이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왔는지 확인하고자
통관 시 제공된 개인통관 번호로 정보공개 신청을 해보았다.
그런데 100만 원이 넘게 주고 산 점퍼는 일반 수입신고 대상이었음에도
관세청에 신고 된 내역을 찾을 수 없었다.
만약 $200 미만으로 신고해 목록통관을 받았다면 운송장번호로 확인 요청이 가능한데,
김 씨가 가지고 있는 송장번호로는 국내 배송내역만 확인 될 뿐
해외배송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 잇따르는 피해에 한국소비자원도 해외구매대행 피해예방 주의보 발령!
해외구매대행 피해가 잇따르자 최근 한국소비자원에서는
해외구매대행 인터넷 쇼핑몰에 대해 피해 주의보를 발령했다.
환불 거절 뿐 아니라 현금 결제를 유도 후 물품 배송 및 대금 환급을 지연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구매대행 사이트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가 있었다.
문의와 후기를 남기는 게시판의 운영이 극도로 폐쇄적이라는 것.
소비자 피해 제보가 많았던 B업체의 경우도 개인정보 노출을 방지한다며
문의 글을 모두 소비자가 볼 수 없도록 만들어 놨다.
제작진은 B업체를 이용했던 정석호(가명) 씨와 함께 홈페이지에 문의 글을 남겨보았다.
글을 작성하고 등록 버튼을 눌렀지만 게시판에 글이 올라가지 않았다.
이런 폐쇄적 운영으로 소비자들이 겪은 피해들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2차, 3차 피해가 계속 양산되고 있었다.
‘짝퉁’이 판치는 해외 구매대행 피해 실태를 취재했다.
출처 소비자리포트 홈페이지